게임 현지화는 텍스트 현지화와 LQAT로 구분됩니다. 과거에는 텍스트 현지화만 진행하고 LQAT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출시 전까지 개발 일정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고, 번역된 텍스트 품질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현지화가 잘 되어야만 게임의 매출이 올라간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나왔고, 유저들이 직접적으로 현지화 혹은 현지화 품질에 대한 요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현지화 테스트, 즉 LQAT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LQAT를 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LQAT(Linguistic Quality Assurance Test)란? 

LQAT는 Linguistic Quality Assurance Test의 약자로 게임을 플레이(테스트)하며 언어적인 오류를 찾고 수정하는 작업입니다. 게임은 다른 매체(일반 문서, 영상 자막, 웹툰, 도서 등)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는데요. 바로 게임 내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텍스트들입니다. 

다른 매체는 대체로 텍스트가 순차적으로 나타납니다. 주변 문장을 통해 어떻게 번역해야 하고 어떤 어투를 사용해야 할지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다릅니다. 일직선 스토리나 비주얼 노벨 같은 장르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텍스트들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오픈월드처럼 매우 복잡한 게임일수록 더 심한 편이죠. 텍스트가 순차적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는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수성 때문인데요. 예시들과 함께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게임 텍스트의 특수성 

우선 오픈월드 게임 화면에 나오는 텍스트를 살펴볼까요? 오픈월드 게임을 실행시키고 화면을 보면 다수의 텍스트가 여러 곳에서 출력됨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158286&site=wow) 

  • 왼쪽 상단에 나타나는 UI 텍스트 
  • 오른쪽 상단에 나타나는 시간(텍스트 파일엔 “숫자 변수”로 처리되어 있음) 
  • 왼쪽 하단의 대화창 

한 화면에 나오는 텍스트지만, 참고할 내용 없이 텍스트들만 모여 있다면 서로 연관성이 없으므로 정확한 문맥 파악이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UI에 나오는 텍스트나 변수의 경우, 한두 단어로 매우 짧은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어디에 사용되는 텍스트인지에 따라 다르게 번역되어야만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캐릭터가 많이 등장할 경우, 캐릭터 이름이 돌아가며 출력되는 변수를 만들고, 해당 변수를 포함해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캐릭터 명에 국한되는 게 아닌, 아이템, 숫자, 지역 등 동일한 형태의 문장에 단어만 바뀌는 경우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예시 1> 

  • 텍스트 1 원문: We meet at last, <A>! (<A>는 변수입니다) 
  • 텍스트 1 번역: <A> 님, 드디어 만났군요! 
  • 텍스트 2 원문: Mr. Gates 
  • 텍스트 2 번역: 게이츠 씨 
  • 게임에서 출력되는 형태: 게이츠 씨 님, 드디어 만났군요! 

텍스트만 번역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게이츠 씨로 번역한 텍스트가 <A>라는 변수에 출력된다는 걸 알지 못하고 작업을 했기 때문이죠. 

다른 예도 살펴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게임 현지화는 용어에 대한 일관성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용어인데 여러 버전의 번역이 혼용되어 출력될 경우 유저들은 혼란을 겪게 되고 결과적으로 게임의 평가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관성 유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는 없을까요? 

<예시 2> 

  • Fire라는 용어는 “불”로 번역을 했고, Fire는 총 10번이 등장합니다. 
  • 항목마다 특별한 정보가 없다면 10개 모두 “불”로 일관되게 번역하는 게 당연합니다. 
  •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그중 한 Fire는 총기류의 “발사”를 의미하는 텍스트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저들은 “발사” 버튼에 “불이라고 쓰인 보게 되겠죠. 

이 또한 위와 마찬가지로 핵심은 결국 문맥 파악에 있습니다. 텍스트가 어디에,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를 알면 같은 단어여도 다르게 번역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매체들과는 달리 게임 텍스트는 출력되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번역되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정작 텍스트는 엑셀 파일에 위치와 문맥을 알아보기 어려운 형태로 주욱 나열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게임 텍스트만 놓고 번역하여 좋은 품질을 산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번역이 잘 되었음에도 불구, 번역된 내용이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거나(텍스트 미출력 혹은 다른 언어가 출력되는 오류), UI의 경우 담을 수 있는 텍스트양에 한계가 있다 보니 텍스트가 흘러넘쳐(Overflowing) UI 밖으로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 또한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3. 결론: LQAT는 필요하다! 

지금까지 특정 오류들을 예로 들어 게임 텍스트의 특성과 왜 텍스트 현지화만으로 확고한 품질을 얻기 힘든지 알아봤습니다. 지면 관계상 아주 일부만 다루었는데요, 실제로 LQAT를 통해 걸러낼 수 있는 오류 종류는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개발 단계에서 잘 가공된 인게임 텍스트는 존재하고, 이 경우 생각보다 문맥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스트링 정보” 혹은 “키값” 등으로 칭하는 각 텍스트에 연결되어 있는 고윳값, 혹은 번역 시 참고할 정보 열이 그것인데요. 실제로 모든 텍스트에 이런 정보가 주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뿐더러, 아무리 정보가 있다고 해도 텍스트만 보고 진행한 현지화 결과물이 실제 게임에서 하나의 오류도 없이 출력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게임을 출시한다면 현지화는 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잘 아실 겁니다. 현지화 품질에 대한 유저들의 눈높이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 현지화 품질이 매출에 매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통계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죠. 최상의 현지화 품질을 목표하신다면 텍스트 현지화에서 멈추지 마시고 전문 인력을 통한 LQAT 서비스를 반드시 진행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상승하는 현지화 품질만큼 게임의 평가도 높아질 것입니다.